덴마크 북부 북윌란 지역에 위치한 올보르동물원이 최근 포식자들에게 줄 먹이를 확보하기 위한 파격적인 방안을 제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 동물원 측은 건강한 말이나 소형 반려동물을 기부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하며, 동물 복지와 자연스러운 먹이사슬 모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미국 PBS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보르동물원은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올보르동물원에 소형 반려동물을 기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라는 글을 게재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동물원 측은 닭, 토끼, 기니피그와 같은 소형 반려동물이 "포식자들의 중요한 먹이"가 된다고 설명하며, 특히 유라시아스라소니와 같은 맹수들은 야생에서 사냥하는 것과 유사한 "온전한 먹이"를 필요로 한다고 부연했다.

 

동물원 관계자들은 이러한 기부 프로그램이 동물의 복지와 전문성 측면에서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동물원은 동물의 자연 먹이사슬을 모방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핵심 논리다. 이에 따라 다양한 이유로 도축해야 하는 건강한 동물이 있다면 기증해달라고 요청했으며, 기증된 동물들은 숙련된 직원에 의해 안락사된 후 포식자들의 사료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원 측은 이를 통해 사료 낭비를 줄이고, 포식자들의 자연스러운 행동, 영양 균형, 그리고 전반적인 웰빙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부받은 애완동물을 먹이로 받을 대표적인 동물로는 유라시아스라소니 외에도 사자, 호랑이 등 다양한 맹수들이 언급됐다. 소형 애완동물의 경우 평일에 기증받으며, 기증자 한 명당 최대 4마리까지 기증할 수 있다.

 

소형 반려동물 외에도 건강한 말을 기부받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말 기증자에게는 세금 공제 혜택까지 제공된다. 다만, 기증할 말은 혈통과 이력 등이 기록된 '말 여권'을 소지해야 하며, 최근 30일 이내에 질병 치료를 받은 적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명시했다.

 

올보르동물원의 피아 닐슨 부원장은 육식동물들이 오랫동안 소형 가축을 먹어왔다고 밝히며, 털과 뼈가 포함된 고기를 통해 최대한 자연스러운 식단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동물원이 맹수들에게 살코기만으로는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기 어렵고, 타고난 사냥 본능을 일깨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보르동물원의 이례적인 기부 요청은 윤리적 논쟁을 야기할 수 있지만, 동물원 측은 동물의 복지와 자연 생태계 모방을 명분으로 삼아 이러한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