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의 인기가 뜨거운 여름, 국내외 최정상 발레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갈라(Gala)' 공연이 연이어 펼쳐지며 발레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갈라는 본래 '특별한 행사'를 의미하지만, 발레계에서는 스타 무용수들이 유명 작품의 솔로 또는 2인무(파드되) 하이라이트를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를 뜻한다. 전 세계 발레단의 휴가 시즌인 여름에 특히 갈라 공연이 집중되는 가운데, 올해는 평소보다 많은 4개의 대형 갈라 무대가 예정되어 기대를 모은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20년 만에 내한하는 영국 로열발레단의 '더 퍼스트 갈라'다. 7월 4일부터 6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로열발레단이 한국에서 선보이는 첫 갈라 무대다. '발레계의 셰익스피어' 프레데릭 애슈턴과 드라마 발레의 거장 케네스 맥밀란, 그리고 루돌프 누레예프, 웨인 맥그리거 등 로열발레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11편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세자르 코렐라스, 프란체스카 헤이워드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전준혁, 최유희, 김보민 등 한국 무용수 23명이 총출동하며, 조슈아 융커의 신작이 세계 초연될 예정이라 더욱 관심을 끈다.

 

이어 7월 26일부터 27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는 국내외 정상급 무용수와 차세대 스타들이 함께하는 '발레 스타즈'가 열린다. '해적', '지젤' 등 클래식 레퍼토리부터 '발레102', '클로저'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컨템포러리 발레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미국 보스턴발레단의 채지영,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의 김수민, 핀란드 국립발레단 강혜지 등 해외 유수 발레단 소속 무용수들과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 우승자 박윤재, '스테이지 파이터' 준우승자 강경호 등 국내 라이징 스타들이 무대에 올라 참신한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1세대 발레리노 김용걸이 예술감독을 맡아 공연을 이끈다.

 

'발레의 종가' 파리오페라발레의 에투일(수석무용수) 박세은이 기획한 '파리오페라발레 에투일 갈라'는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그리고 8월 3일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박세은을 비롯해 마티외 가니오, 한나 오닐 등 10명의 에투일과 프리미에르 당쇠르 플로랑 멜라크가 출연한다. 루돌프 누레예프 재안무 '잠자는 숲속의 미녀' 하이라이트 등 파리오페라발레의 전통적인 작품부터 제롬 로빈스, 모리스 베자르, 웨인 맥그리거의 모던 및 컨템포러리 발레까지 폭넓은 레퍼토리가 A, B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선보여진다.

 

갈라 공연의 원조 격인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은 올해로 22회째를 맞는다. 7월 30일 거제문화예술회관, 8월 2일부터 3일까지 서울 나루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헝가리 국립발레단의 이수빈, 러시아 미하일롭스키 발레단의 임서린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 무용수들이 현지 파트너와 함께 내한하며, '백조의 호수', '지젤' 등 클래식 2인무와 함께 조주현 안무 '고블린의 춤', 김재덕 안무 '속도' 등 컨템포러리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올여름, 발레 팬들은 이처럼 풍성한 갈라 공연들을 통해 세계 최정상 무용수들의 화려하고 섬세한 춤을 한자리에서 만끽하며 발레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