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50주년이던 1995년까지 서울 한복판에 자리했던 조선총독부 건물은 일제 불법 점거의 상징이었다. 일본인들은 이 건물 앞에서 민족적 우월감을 드러내며 인증샷을 찍곤 했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국민의 거센 철거 요구에 응해 1995년 8월 15일, 이 건물을 전격 폭파했다.

 

그 후 조선총독부 잔해의 행방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는 거의 없었다. 알고 보니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이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이라는 특별한 공간에 보관하고 있었다. 이곳은 독립기념관 본관 서쪽 산책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겉으로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1~2m 정도 구릉지에 올라서야 축구장만 한 구덩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전시 방식은 의도적으로 '홀대와 매장'의 콘셉트를 담고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독립기념관은 "조선총독부 건물 잔해를 최대한 홀대하는 방식으로 전시"했다. 지하 5m 깊이에 반매장하고, 해가 지는 서쪽에 전시공원을 조성해 "일본 제국주의의 몰락과 식민 잔재의 청산"을 강조했다. 과거 일본인들이 우월감을 느끼던 그 장소가 이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인증샷을 찍는 곳으로 변모했다.

 

독립기념관의 '겨레의집'은 세계 최대 기와집으로, 3·1문화마당을 중심으로 6개의 전시관이 반원을 그리며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새로운 나라' 주제관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의 법통이 임시정부에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대한민국 국호의 탄생 과정, 미국의 원폭 투하 이전에 이미 자주독립 계획이 실행 중이었다는 사실, 1948년 제1호 관보의 연도표기가 '대한민국 30년'으로 임시정부 출범에 기반하고 있는 점 등을 배울 수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하나은행과 함께 '관광으로 기억하는 광복 80주년 행사'라는 대국민 여행캠페인을 진행한다.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중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관광지는 총 13곳이다.

 

이 중에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한제국실', 3·1운동의 중심지였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독립운동가 여운형을 기리는 몽양기념관이 있는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일제 수탈의 흔적이 남아있는 경기 광명시 광명동굴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인천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 충남 공주시 공주백제유적지, 충북 청주시 청남대의 임시정부기념관, 광주 북구 무등산국립공원,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목포 근대 역사 공간의 옛 일본영사관과 소녀상, 대구 중구 서문시장, 경북 경주시 대릉원 등도 독립과 관련된 역사적 의미를 지닌 관광지로 선정되었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이들 광복 관련 관광지 13곳을 방문하면 선착순으로 광복 기념 자석을 선물한다. 또한 광복 관련 한국관광 100선 관광지 여행계획을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에 공유하고 방문 인증을 하면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8월 8일부터 9월 7일까지는 한국관광 100선 중 한 곳만 다녀와도 하나은행 가산금리 쿠폰, 휴양림 스테이 이용 상품권, 외식상품권, 주유권, 편의점 상품권 등을 추첨을 통해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