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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수급의 씁쓸한 진실..절반 이상은 월 50만원 이하

 2023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연금 수급 현황을 살펴본 결과, 월평균 수급액이 전년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수준은 낮아 노후 생활 안정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연금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는 총 863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이는 같은 연령대 인구의 90.9%에 해당하며, 2개 이상의 연금을 동시에 받는 비율도 37.7%에 달했다. 수급자 규모와 수급률, 동시 수급률 모두 2016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65세 이상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69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6.9% 늘었다. 다만 증가율은 2022년(8.3%)보다는 다소 둔화됐다. 성별과 연령, 소득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였는데, 남성의 경우 평균 90만1000원을 받아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65~69세가 80만7000원으로 비교적 높았고, 경제활동에 등록된 취업자는 평균 77만9000원, 주택 소유자는 87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수급액의 중위수는 46만3000원으로 전년 41만9000원보다 올라갔다. 구간별로 보면 25만~50만원대가 50.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50만~100만원(31.3%), 100만~200만원(8.2%), 200만원 이상(5.9%) 순이었다. 반면 25만원 미만 구간은 4.0%에 그쳐 전년 19.9%에서 크게 줄었다. 이는 기초연금 인상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재혁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기초연금이 물가 상승률을 일부 반영하면서 25만원 미만에 머물던 수급자들이 대거 25만~50만원 구간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연금 종류별로는 기초연금 수급자가 646만1000명(74.8%), 국민연금 수급자가 476만명(55.1%)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민연금 수급자 중에서는 10~20년 가입 후 수령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50.3%)이었다. 개인연금 수급자는 43만5000명으로 5.0% 늘었으며, 퇴직연금 수급자는 3만명으로 비중은 0.4%에 불과했지만 증가율이 86.8%에 달해 눈에 띄었다. 연금별 평균 수급액은 기초연금 29만2000원, 국민연금 45만2000원, 퇴직연금 115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18~59세의 연금 가입 현황을 보면, 전체 가입자는 2374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가입률은 81.0%로 0.8%포인트 떨어졌다. 이 연령대에서 연금을 가입하지 않은 미가입자는 555만6000명으로 19.0%를 차지했지만, 전년보다 5.3% 줄었다. 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34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으며, 이는 2021년 이후 3년 연속 상승세다. 특히 10만~25만원 구간의 가입자가 32.9%로 가장 많았고, 25만~50만원(31.7%), 10만원 미만(20.0%), 50만~100만원(10.8%) 순으로 나타났다. 보험료가 50만~100만원 구간에 해당하는 비중은 전년 29.6%에서 10.8%로 확대됐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가입자는 각각 2156만7000명(90.8%), 758만1000명(31.9%)으로 조사됐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전년보다 0.3% 줄었지만 퇴직연금 가입자는 2.4% 증가했다. 개인연금 가입자는 488만명으로 7.2% 감소해 대비되는 양상을 보였다. 월평균 보험료는 국민연금이 23만1000원, 개인연금은 33만7000원 수준이었다.

 

특이하게도 60~64세 수급자의 평균 수급액은 100만4000원으로, 65세 이상 수급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60~64세 연금 수급자는 177만3000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42.7%였으며,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2023년부터 63세로 상향 조정되면서 연령별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60~62세 수급률은 24.8%였지만 63~64세에서는 69.9%로 크게 올랐다. 다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수급률은 증가하지만 금액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가구 단위로 보면, 65세 이상 연금 수급가구는 651만4000가구로 전년보다 5.2% 증가했다. 이들의 월평균 수급액은 89만8000원으로 7.3% 늘었으며, 특히 2인가구(106만원), 1세대 부부가구(123만9000원), 주택소유 가구(103만6000원), 세종지역(108만7000원)에서 높았다. 반면 18~59세 연금 가입가구는 1531만3000가구로 0.3% 증가했고, 가입률은 92.1%였다. 이들의 월평균 보험료는 52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이번 통계는 기초연금, 국민연금, 주택연금 등 11종의 연금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매년 11월 1일 기준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며, 개인과 가구 단위의 연금 가입 및 수급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결과는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사회에서 노후 소득 보장 정책과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