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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징어 게임' 정재일, 이번엔 '지옥'을 작곡했다!

정재일은 이미 한국 음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베이시스트로 밴드 ‘긱스’에 합류하며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이후 패닉, 박효신, 아이유 등 국내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의 앨범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으며 대중음악의 지평을 넓혔다.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영화계에서도 빛을 발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옥자’를 비롯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에 참여하며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특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음악 감독으로서 미국 할리우드 뮤직 인 미디어 어워즈에서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그의 음악적 역량은 전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이처럼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그조차도 브람스, 파가니니 등 서양 음악사의 거장들이 연주되는 클래식 무대에 자신의 신곡을 올리는 것은 처음이다. 이 특별한 도전의 시작은 약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향의 새로운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세계적인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은 2023년 1월 기자회견에서 “오케스트라는 재능 있는 작곡가들에게 작곡의 기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그 예로 정재일을 직접 언급했다. 한 달 뒤 정재일은 자신의 앨범 ‘리슨(Listen)’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츠베덴 감독의 러브콜에 대해 “부담은 되지만 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화답하며, 한국 음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4월, 츠베덴 감독이 직접 한국을 찾아 두 거장의 역사적인 ‘오프라인 만남’이 성사되었다. 당시 정재일은 “자리에 나가면서도 ‘나는 정식으로 음악을 공부한 사람도 아니고, 콘텐츠를 위한 음악을 작곡했던 사람이라 단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은 못 만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선생님을 뵈러 나갔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츠베덴 마에스트로는 “네가 할 수 있는, 잘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는 따뜻하면서도 확신에 찬 격려로 그의 깊은 고민을 덜어주었다. 이 한마디는 정재일에게 큰 용기가 되었고, 마침내 그는 클래식 무대를 위한 순수 관현악곡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수락은 했지만, 창작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약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창작의 고통'이 그를 짓눌렀다. 그는 23일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신작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음악 안에서 모든 걸 시작하고 끝내야 했어요. 그래서 지옥 같은, 절망 같은 날들을 보냈습니다. 처음 악보와 음원을 드렸을 땐 심사, 채점 받는 초등학생 같은 기분이었어요”라며 당시의 힘겨움을 토로했다.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영감을 받아 소설 속 대사를 나레이션으로 삽입할지 여부를 두고 곡을 쓰는 내내 고민했으며, 때로는 진도가 나가지 않아 “안갯 속을 걷는 듯 막막”했다고 회상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그저 피아노 앞에 앉아 버티고 또 버티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때로는 영화 ‘미키 17’ 이후 함께 일한 오케스트레이터(관현악을 위한 편곡자)들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 길고 고통스러운 창작의 고리를 끊어낸 것은 다름 아닌 ‘마감’이었다. 정재일은 “계속 실험하고 학습하다가 약속 기간이 다가오면 초인적인 힘이 나온다. 그렇게 해서 완성을 하게 됐다”며 마감의 힘을 강조했다.

악보를 넘기고 나서도 그의 마음은 조마조마했다. 클라이언트와 즉각 소통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영화 음악 작업과 달리, 클래식 작업은 악보를 제출한 후 바로 반응을 받기 어려웠고, 감히 묻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한다. 특히 공연 전날(22일) 리허설은 “정말 100명의 연주자들이 내 시험지를 채점하는 선생님 같았다”고 표현하며, 그의 긴장감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그는 또 “군대 갔을 때도 브람스 심포니 1번 미니 스코어(악보)를 몰래 숨겨서 갔었는데, 이번 공연에 그런 브람스와 한 무대에 선다고 생각하니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여, 클래식 거장과의 동반 무대에 대한 경외감과 함께 인간적인 부담감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재일은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받고 쓰는 것이 아닌, ‘음악만을 위한 음악’을 계속해서 만들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우연찮게 제가 함께 작업했던 영화들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며 유럽에서 공연할 기회가 많아졌다”며, “무대의 주인공으로 서는 건 너무 무서운 경험이지만 한편으론 ‘라이브 음악’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됐다. 앞으로도 저의 음악만을 위한 음악, 쇼들은 계속 더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하며, 순수 음악 창작에 대한 열정과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정재일의 이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그의 음악 세계를 한층 더 확장시키는 중요한 발걸음이자,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의 '인페르노'는 단순한 음악 작품을 넘어, 한 예술가의 치열한 고뇌와 열정이 담긴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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