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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되찾으리라'…피로 쓴 맹세 담긴 태극기, 제주서 최초 공개

 광복 80주년을 맞아 태극기에 담긴 피와 눈물, 그리고 환희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특별한 전시가 제주에서 막을 올린다. 독립기념관과 국가보훈부가 공동으로 기획한 '태극기, 바람 속의 약속' 순회전이 오는 26일부터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이번 전시는 암흑 같던 일제강점기, 독립의 염원을 담아 흔들었던 저항의 상징으로서의 태극기부터 광복 이후 오늘날 국민의 삶 속에 국가상징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특히 '머지않아 국권을 회복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새겨 넣은 고광순 의병장의 '불원복(不遠復) 태극기'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주석이 광복군에게 직접 써준 '김구 서명문 태극기' 실물은 역사의 현장으로 관람객을 이끈다. 또한 제주 한림 출신의 광복군 문덕홍이 국내 진공 작전을 앞두고 김구 주석과 함께 찍은 사진은 머나먼 타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제주인의 숭고한 정신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광복의 기쁨이 폭발하던 1945년 8월 15일의 거리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태극기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영광과 성취의 순간마다 우리와 함께했다. 이번 전시는 1948년 런던올림픽에 처음으로 태극기를 앞세우고 입장하는 앳된 선수단의 모습,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알린 포스터, 그리고 광복 80년을 기념해 제주와 울릉의 해녀들이 독도에서 펼친 물질 시연 사진 등을 통해 태극기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국민적 자부심의 원천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가슴 뭉클한 '나의 태극기 이야기' 30편과 육·해·공군, 경찰청 등이 참여한 '광복 80년 태극기 서명 캠페인'을 통해 모인 각계각층의 염원이 담긴 태극기 6종이 함께 전시되어 의미를 더한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과거의 투쟁을 기억하고 현재의 우리를 비추며 미래를 향한 약속을 다짐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12월 21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