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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참전" 중동판 3차 대전 초읽기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중동의 전운이 한층 짙어지고 있다. 이란이 이끄는 이른바 저항의 축 일원인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 후티가 이스라엘 공격에 본격적으로 가담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으로 이어지는 전쟁의 불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핵심 길목인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고 있는 후티의 참전은 국제 원유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위협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홍해 통로까지 막힐 경우 세계 경제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 SNS상에서는 기름값 오르기 전에 가득 채워야 하나라는 반응과 함께 제3차 세계대전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 섞인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후티는 지난 28일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참전을 알렸다. 비록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의해 모두 요격되었다고는 하지만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에 이어 후티까지 가세했다는 점은 중동 위기가 지역 전체로 확산하는 결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후티는 이미 2023년 가자전쟁 당시에도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하며 홍해를 지나는 유조선과 상선에 무차별적인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퍼부어 해상 교통을 마비시킨 전력이 있다. 당시 미국의 대대적인 공습 이후 휴전에 합의하며 잠잠했던 이들이 다시금 총구를 겨누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예멘 전문가 파레아 알-무슬리미는 이번 후티의 결정을 심각하고 깊이 우려되는 확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글로벌 무역의 생명선과도 같은 곳이라며 이곳에 가해질 잠재적 충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로 이어지는 길목으로 중동의 원유와 가스가 유럽으로 향하는 최단 경로다. 2023년 기준으로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12%인 하루 평균 930만 배럴이 이곳을 지났다. 후티의 위협으로 인해 해운사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우회로를 선택하게 되면 운송 시간은 15일이나 길어지고 이는 고스란히 국제 유가 상승과 물가 폭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그동안 군사적 대응을 자제해온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걸프 국가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비해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홍해 쪽 얀부항으로 석유를 돌려 수출하고 있다. 만약 후티가 홍해 항로를 본격적으로 공격하거나 사우디 본토를 위협한다면 사우디 역시 경제적 파멸을 막기 위해 참전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사우디는 이미 과거 2015년부터 후티와 치열하게 싸워온 전례가 있어 이들의 재충돌은 전면적인 중동 전쟁의 서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후티의 행보에는 묘한 기류도 감지된다. 이란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참전을 선언하긴 했지만 미군을 비롯한 서방 세력의 압도적인 보복 공습을 우려하는 생존 본능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후티는 참전 선언 이후에도 정작 홍해 상선에 대한 공격은 자제한 채 이스라엘을 향한 원거리 미사일 공격이라는 상징적인 수준의 도발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이란에는 할 일을 다 하고 있다는 명분을 보여주면서도 미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적으로 자극해 궤멸적인 타격을 입는 상황은 피하려는 고도의 계산된 행동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스크 자문사 바샤 리포트의 모하메드 알바샤는 후티가 현재 즉각적인 대규모 대응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판에 복귀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에는 이빨을 드러내면서도 미국과 사우디에는 당장 너희를 겨냥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호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란이 수에즈 운하로 통하는 홍해 수송로를 막으라는 강력한 압박을 가할 경우 후티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중동은 거대한 폭약고 위에 놓여 있다. 후티의 미사일 한 발이 홍해의 유조선을 맞히는 순간 세계 경제는 다시 한번 오일 쇼크에 준하는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이미 휘청이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에너지 공급망의 붕괴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의 대리 세력들이 얽히고설킨 이 복잡한 전쟁의 고차방정식이 어떤 결말로 치닫게 될지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며칠이 중동 위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후티가 상징적 공격을 넘어 실질적인 홍해 봉쇄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서방의 압박에 밀려 현 수준의 도발에 그칠 것인지에 따라 국제 유가와 세계 안보 지형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중동의 광범위한 분쟁이 걸프 지역 전체로 확산할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평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국제 사회의 외교적 노력도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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